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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자유를 상징하는 서퍼들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로 시작해 바다를 지키는 환경운동으로 나아가더니 이제는 바다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서퍼 구조대원으로 동해를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여름, 코로나19에도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만큼 사건·사고도 발생했습니다. 강릉 사천진 해변에서는 튜브를 타던 아이의 아빠가 파도에 휩쓸렸다 목숨을 구했고, 고성 송지호에서는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에 휩쓸린 해수욕객 2명이 순식간에 조난되었다가 구조되었습니다. 또 양양 낙산에서 튜브를 타던 6명이 이안류에 표류했다가 구조됐습니다. 
이들을 빠르게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7월 발족한 속초 해양경찰서 서프 구조대의 발 빠른 대처 덕분이었습니다.

이 구조대의 중심에 민간 서퍼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조대원들이 있었습니다. 서핑을 하면서도 늘 바다를 주시했던 서퍼들이 해양경찰과 협력하여 안전한 바다를 위해 서프 구조대를 만든 것입니다.

지난 몇년동안 민간 서퍼 구조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이승대 강원도서핑회장과 김나리 서프시티 협동조합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과정과 참여한 서퍼들의 속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세프 레스큐(Surf Rescue)의 의미가 정확하게 무엇인지요?
"서프 레스큐는 레스큐 서프보드(Rescue Surfboard)를 이용하여 익수자를 구조하는 수상 인명 구조 방법입니다. 1907년 호주에서 서프 레스큐를 중심으로 Surf Life Saving Club이 설립되어 호주 각 해변에 설치되어 있을 정도예요. 뉴질랜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국,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확대되어있어요. 서핑이 스포츠로 정착한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퍼들이 구조요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서프 레스큐라고 불리는 해안 안전구조 시스템입니다. ”

- 어떻게 서퍼들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대를 만들게 되셨나요?
“양양은 21개의 크고 작은 해변을 갖고 있습니다. 서핑 인구가 5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이들 해변에 서핑 동호인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고가 많아진 거예요.서핑은 선박 운항까지 금지되는 풍랑주의보 속에도 신고하면 탈 수 있다. 파도를 이용한 레포츠여서 예외를 적용하거든요. 요즘은 겨울에도 타거든요. 코로나 19로 줄어서 그렇지 2년 전만 해도 정말 많았습니다. 겨울에도 즐기는 사계절 레포츠로 완전하게 정착했는데 여름을 빼고는 구조대원이 없는 기간이 대부분이어서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어요. 축제도 하고 또 지역 사람들과 여러 일을 하다 보니 가장 필요한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 서퍼들이 구조대원으로 활동한다니 마치 외국영화를 보는 느낌인데요, 실제 거주하는 서퍼들이 그렇게 있나요?
“예. 양양을 중심으로 시작된 동해 해변을 중심으로 서피들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말에만 즐기던 레포츠에서 주중에도, 1년 내내 타고 싶은 서퍼들이 생긴 거지요 고급 과정을 거치고 서퍼 비치들이 늘어나면서 강사로 취업을 해서 이주를 해버린 거지요. 서퍼 숍을 운영하기도 하고, 전문 강사들도 늘어나면서 안전 교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 결국, 파도를 좋아해서 서핑을 시작한 스포츠인들이 이제는 구조대원으로까지 진화했다고 봐야겠네요? 
"네, 그렇죠. 결국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거지요.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바다와 살고 싶은 사람들의 생계 수단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사람들을 모은 거예요. 거진 해변에서부터 속초 낙산, 주문진 서핑 숍 주인과 강사, 87명이 힘을 합쳤죠. 해경과도 연대해 서핑에 대한 이론과 실습 교육을 마쳤습니다. 그렇게 서퍼를 특정해 만든 구조대가 최초로 창설된 겁니다. 이미 오래전에 서프 시티를 통해  체험 관광객이나 입문자용 기초 교육부터 안전요원 양성을 위한 고급 단계까지 사계절 서핑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이미 지난 3년간 무료 강습을 진행 서핑 강사 자격과 인명 구조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있었습니다. 2019년 4월에 해양경찰청에 첫 승인을 받고 운영되기 시작해 올해 7월 드디어 속초 해양경찰과 함께 구조대를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 서퍼들이 만든 민간구조대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면요 
“연안 지킴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바다에 나와 바다를 지켜보고 있는 서퍼들이죠. 사실 수영을 아무리 잘해도, 수상 인명 구조 자격증이 있어도, 파도가 거센 날은 떠내려가는 사람을 수영으로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말 어렵지요. 사고가 났을 때는 오랫동안 바다를 유영했던 서퍼들이 연안의 흐름을 많이 알아서 초동 조치가 빠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서핑 보드를 타면 파도를 뚫고 익수자한테 가장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안전하게 해변으로 구조해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서프 보드로 익수자한테 빠르게 도착할 수 있거든요. 튜브를 탄 채 조류에 휩쓸렸을 때, 튜브가 없을 때도 유용합니다. 그리고 구조선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갯바위 방파제 같은 곳에 익수자가 발생했을 경우 효율적이면서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습니다.” 

파도에 빠져 바다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바다 지킴이로 나선 이들.
동해에서 우연히 타 본 서핑으로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 이승대 서퍼. 
서핑이 인연되어 그와 백년가약을 맺은 김나리 서퍼. 


이들 부부는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양양 서핑학교’를 운영하다가 강원도로 이주한 여러 연령대의 서퍼 5명과 뜻을 모아 ‘서프시티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서프 레스큐 인명구조요원 자격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프 레스큐의 보편화를 위해 국내 연안에 맞는 레스큐 보드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도 했습니다. 양양 서핑학교를 거점으로 지역 주민들과 상생을 도모하며 안전한 해양레저 문화를 만드는 데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글: 조은노 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조은노, 서프시티 협동조합 홍보팀
문의: https://surfrescue.modoo.at 
      서프시티 협동조합, 양양군 일출로 159-12
      양양서핑학교, 010-2225-0916. 010-5788-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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