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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쉽게, 더 자주, 더 재미있고 즐겁게, ‘나’와 맞는 강원의 구석구석을 찾을 수 있게 소개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해봐도 언제나 딱히, 새로운 것은 없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더구나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인 '동트는 강원'도 내년이면 30돌이다 보니, 반복적인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도 한몫하고 있죠. 그러다 문득, 우리 잡지의 오랜 객원 필진을 소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아, 이거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이 시리즈가 기획되었어요. 앞으로 필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모습, 형태로 소개하려고 해요. 첫 번째가 산악전문작가였고요, 이번이 두 번째로 동해를 평생 사각 화면에 담아 온 , 또 카메라를 들을 수 있는 그날까지 '바다'를 담을 거라는, 객원 필진 이제욱 작가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 편집자 주(註)
Q. 언제,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진을 처음 시작한 건 약 23년 전입니다.
당시 아이들의 일상을 담고 싶어서 200만 화소의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사들였어요. 당시에는 물론, 기초 지식도 전혀 없었죠. 아이들 모습을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욕심이 생기더군요. 처음엔 좋은 장소를 찾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사진 컷을 확인하면서 ‘아, 이 장면에서는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더 나았을 텐데’ 같은 생각이 드는 거죠. 구도를 고민하고 햇볕을 고려하게 되기 시작했어요. 조금만 더 잘, 이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어요. 그래서 전문 과정을 배운 적 없는 초보 시절이었지만, 동호회에 들어갔어요. 열심히 활동하면서 기초를 배웠어요.
인터넷이 새로운 길도 열어줬죠. 온라인 검색으로 자료를 찾아 공부할 수 있었죠.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면서 사진에 빠져들었어요. 참, 재미있었습니다.
Q. 바다를 주제로 작업을 계속해온 특별한 계기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커가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갔던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일상을 같이했던 바다로.
필연적이었죠. 제 삶과 떼어낼 수 없는 존재죠, 바다는.
주문진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까, 제 인생의 배경이랄까요.
바다는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맑은 날의 잔잔한 수평선, 거센 바람에 휘몰아치는 파도, 햇볕은 받아 저 멀리 수평선까지 반짝이는 윤슬, 떠오르는 태양이 휘감은 바다, 그리고 붉게 물든 노을이 쏟아지는 순간까지.
카메라 앵글이 향하게 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하루도 같은 모습일 수 없는, 변화무쌍함에 사로잡힌 것은.
그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카메라를 잡았고, 점점 더 정교한 작업에 몰두했어요.










Q.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진을 고집해 오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네, 솔직히 쉽지는 않았죠. 전문 사진작가로 전업할 상황도 아니니까 당연히 직장이 있었죠. 지방의 작은 식품첨가물 유통회사에 다닙니다. 지금도요.
직장인으로서의 하루는 대부분 반복적이고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지만,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새워 밤하늘의 은하수를 담게 되더라고요.
주말에도 물론, 촬영을 나갔죠. 미친 듯이 다녔던 것 같습니다. 바다를 촬영할 욕심에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한 순간도 많았지요. 가족을 기록하려고 시작한 이 사진이 오히려 가족이 강제 배제되는 상황이 연이어 만들어지더군요.
마음에 걸리고 미안한 마음 가득했지만, 포기할 수 없더군요.
갈등이 있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고맙게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오히려 이해의 시선으로 바라보아 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요즘말로 1열에서 응원해 주는 소중한 1호 팬이죠. 덕분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순간에는 다르게 보이는 세상을 계속 지켜볼 수 있었죠. 또, 고단한 일상은 이어지지만 그 안에서 여전히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진을 고집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듯합니다.
전업 작가 못지않게 쌓아온 그의 사진 작업기록은, 평범한 회사원인 그의 주말이 어떠하였는지를 짐작하게 해 줍니다.


Q. ‘나에게 사진의 의미’를 규정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에게 사진은 ‘시간을 가두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을 담고, 그 순간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사진 속에는 그날의 빛과 색채, 그리고 그때의 감정까지 담겨 있어서 단순한 이미지 그 이상입니다. 잊힐지도 모르는 순간을 남겨, 기록하고, 언제든지 꺼내보며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도구인 거죠.
Q. 이제껏 담아 온 다양한 시각과 주제 가운데, 딱 하나만 고르라 한다면요?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산은 웅장한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하고, 웨딩 작업은 신랑·신부의 가장 빛나는 순간과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행복한 시간을 순간의 화면에 담는 기쁨을 줍니다. 사실 이 웨딩 포토는 지인의 요청으로 시작해서 겸업까지 하게 됐었죠. 주말에만 가능했는데도 어느 순간, 주말에 쉴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는 중에 코로나를 지나면서 겸업했던 웨딩사진은 그만두었지만, 저에게 이미지 산업 시장에 대한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주었습니다.
물론, 단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바다’를 선택하지요.
바다는 제게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하게 한 시작점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영감을 주는 대상이니까요.
잔잔한 듯 보이는 바다 깊숙하게 숨겨진 긴장감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의 자유로움까지.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다에 카메라를 내려놓는 그날까지 잡혀 있겠죠.
Q. 마지막으로, 동트는 강원의 의미를 짚어준다면요.
강원의 풍경과 사람, 그리고 삶을 기록하고 전하는 동트는 강원.
촬영 의뢰가 들어오면, 새로운 시각과 피사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설렘을 느낍니다. 그 설렘이 바로 산과 바다를 누비며 순간을 담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강원의 이야기를 그 자체로 담아내는 작업이기에 제게 매우 소중한 프로젝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그의 전시회 도록 작가 노트를 옮겨 적습니다.
주말 아침 눈을 뜨면
본능적으로 뒤 베란다 너머의 바다에 시선을 둔다.
하늘과 구름, 바람과 파도의 움직임에 동요하다 보면
어느새 손에 든 카메라는 바다에 닿아 있다.
자연 가운데 가장 추상적이고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존재라는 바다.
평생을 어부의 삶으로, 거친 야성의 바다와 섞여 지낸 아버지에게선
인간이 침범할 수 없는 힘과 겨루다 온 치열하고 푸른 비린내가 났다.
익숙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매일의 다른 바다를 놀이터로 지내온 나에게 바다는
친구이고 추억이고, 아버지와 같이 부대껴 온 삶의 지척이기도 하다.
말갛고 고운 얼굴을 지닌 떠오르는 해. 잔잔한 파도가 이끄는 한없이 부드러운 푸른빛의 향연.
순간의 시간을 머금은 뷰파인더 안의 바다와 마주 앉아,
자연 그대로의 바다와 본연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내 여정을 들여다보는 작업에 몰두할 때면
흡사 나 자신이 커다란 대어[大魚]라도 낚는 듯
온통 자유로움에 감긴 손맛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런 매력에 나는 Slow shutter로 담아내길 즐긴다.
숨 쉬듯 흡입하고 내보냈던 바다 인생의 기록들.
고단한 시간이 있었기에 더욱 즐겁고 희망찼던 작업의 순간들.
Seaside.

글: 이제욱 작가. 윤문: 조은노
인터뷰를 요청했던 날, 그는 "말하는거 어려워요. 조심스럽고요.''라며 질문지를 던져주면 정리해서 텍스트로 건네주겠다고 하더 군요. 그 내용을 정리하여 올렸습니다.
사진: 이제욱. https://www.instagram.com/seaside001
https://ditbbu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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