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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강원 방문의 해.
올해는, 그동안 좋은 사진을 제공받고도 짧은 지면 구성으로 종이 잡지에 미처 담지 못했던 사진이나 혹은 영상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동트는 강원의 오랜 독자와 강원 지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조금 더 쉽게, 더 자주, 더 재미있고 즐겁게 ‘나’와 맞는 강원의 구석구석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우리 잡지의 오랜 객원 필진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게 될 이 섹션은 블로그를 통해 운영할 예정이며 추후 공개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내외로 활동하는 필진의 해외 출장기 연재도 협의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이 공간을 통해 필진의 이야기를 게재하려 합니다.
그 첫 시작으로, 국내에서 산악 전문 사진이 필요할 때마다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카메라를 들고 국내에서는 안 다녀 본데 별로 없다는, 본지 객원 필진인 주민욱 작가의 일문일답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편집자 주(註)

Q 언제,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실, 전공은 조각입니다. 부산 동아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미술교육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학 학위를 받았어요. 돈을 벌면서 임용시험 준비를 했는데 당시, 직장이 스튜디오였어요. 맡은 일이 포토샵 작업이었는데 5년 정도 했나? 자연스럽게 사진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98년도쯤? 등산을 시작했는데 일 년 정도 지나니까 암벽 등반도 하게 됐죠. 그때는 산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산악 전문 잡지를 구독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 인터넷이 발달한 시기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때 처음으로 아웃도어 잡지를 알게 됐죠. 야시카(Yashica) 수동 카메라를 샀는데 푹 빠졌어요. 그렇게 사진으로 입문하게 됐는데 이게 또 돈이 되더라고요. 귀하니까 잘 팔린 거겠죠.
임용 준비는 쉽지 않지, 너무 힘들다고 느낄 때 계기가 오더군요. 2005년도에 월간 ‘사람과 산’ 잡지사에 사진부 기자로 입사했습니다. 2018년까지 재직하고 월간 산으로 이직했다가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합니다.

좋아하는 마음 따라서 우연히 선택한 순간이 운명이 되었는지도 모르죠.
돌이켜보면, 인생의 전환점은 나도 모르는 순간, 찾아오는 것 같아요.
스튜디오에 발을 담갔던 것, 산을 다니게 된 것, 카메라를 산 것.
그 모든 순간의 선택이 현재로 이어진 것 같네요.
Q. 늘 산으로 다니시는데 등반가와 사진가 중 어디에 정체성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규정하면 산악 전문 사진가가 맞겠네요. 등반가를 촬영하는 사진가랄까요. 그중에서도 암벽등반에 특화되었죠. 클라이밍도, 워킹도, 벽도, 볼더링도요. 너무 많네요. 종류가. 우 리나라 유명한 바위 사진은 거의 다 촬영했어요. 누군가 국내 특정 장소의 사진 보유 여부를 물어서 찾아보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다만, 시간이 흘러서 사용할 수 없을 뿐이죠. 그동안 백두대간 정맥 종주 시리즈 연재도 끝냈고, 유명한 등반가도, 초심자들도, 다양한 등반인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도, 모두를 한 번씩은 앵글에 담았죠.
암벽, 고산, 워킹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대중적으로 유명해서 일반인에게 친숙한 엄홍길 대장은 고산 등반가이고, 암벽등반을 통해서 대청봉 같이 산 정상까지 가는 이를 클라이머로 부르는 데 이들이 암벽 등반가입니다. 국내에서는 최석문과 이명희 씨 부부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등반도 자주, 촬영도 많이 했지요. 걸어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이들은 수없이 많이 찍었어요. 최근에 남극 횡단 종주에 성공한 김영미 대장과도 꽤 인연이 있어요. 지난해 노르웨이와 평창 선자령에서 진행한 사전 훈련 과정을 함께했죠.


또 지난해 여름에는 한국을 방문한 퓰리처상 수상 기자인 폴 살로펙(62)이 행주산성에 올랐을 때도 동반했네요. 12년째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세계를 걷는 이로 2만 5,000여 km 걸었다고 하더군요. 한국도 그래서 온 거죠.
지금 생각해 보니, 사진으로 생업을 유지한 것으로 따져보면 올해로 꼭 20년이네요.
그 시간을 통해 갖게 된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자연에 녹아드는 모습을 담겠다는 것.
피사체의 편안함이 사각 프레임에 담기도록 하는 거죠.
촬영을 끝내고 나서, “누구보다 편안하게 작업했다”는 인사를 들었을 때, 비로소 만족합니다.
Q. 국내에서 가장 자주 가는 곳과 최고 좋아하는 곳은 어디 인지요?
국내에서 가장 많이 간 산은 바로 설악산, 릿지 등반입니다. 이동하면서 암벽을 등반하는 것인데 설악산 토왕성 폭포가 가장 유명하죠. 가기도 자주 갔으니 사진 작업도 가장 많이 했겠죠? 지난 20년간 거의 매년 등반과 촬영을 반복했고요, 심지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간 해도 있었지요. 요즘도 다니는데요 뭐.
또 아찔한 고도감이 매력적이라 국내 암벽등반가의 목표 제1순위의 하나인 설악산 적벽도 기억에 남는 중 최고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산은 지리산이에요. 우리나라 모든 산은 사계절이 느낌이 다 다르지만 특히 남다르거든요. 다녀봤던 해외 유명 산들과 비교해도 마음속에 남는 잔상으로는 뒤처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2018년 네팔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에서 산사태로 사망한 고(故) 임일진 감독(히말라야, 알피니스트 영화감독)과 자주 다녔던 기억 때문일 겁니다.
Q. 해외를 자주 가시는데요. 일 년 중 얼마나 나가시나요?
어떻게 하다 보면 3~4개월은 해외로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일로 나가다 보니 국내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겨울에는 꼭 평창 대관령으로 갑니다. 스키 타러. 최근에는 지난해 남미 파타고니아 피츠로이를 다녀왔는데 추워서 얼어 죽을 뻔했습니다. 빙하 위에서 잘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다녔는데도 장비를 덜 챙겨갔던 거예요. 또 노르웨이 설원 촬영 10일, 스위스 융프라우 트레킹, 보르네오섬의 푸른 심장으로 불리는 브루나이의 울루 템부롱 국립공원(Ulu Temburong National Park)도 다녀왔습니다.

며칠 뒤인 2월 16일에도 스위스 융프라우 설원 스키 촬영을 다시 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 없을 때나, 매주 주말이면 꼭 용평에서 스키를 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갑니다. 겨울이면 저는 평창 주민이라고 봐도 돼요. 최근에 생활 인구라는 말이 화두잖아요? 제가 바로 대표적인 평창의 생활인이에요. 겨울철에 방을 구해서 다음 해 3월 말까지 사용하거든요. 특히나 시즌권이 5개 구역을 통합해서 발행하다 보니 원주, 정선, 평창, 춘천을 한 번씩 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겨울 강원인이죠.
Q. 해외 등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
국내 등산가들의 로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의 북알프스로 불리는 히다산맥의 종주, 파키스탄 카라코람산맥(Karakoram Mountains)의 레이디핑거 피크(Ladyfinger Peak, 6,000M), 캐나다 로키에서 질주했던 스키도 기억납니다. 특히 히말라야산맥에 포함되면서 파키스탄의 장수 마을인 레이디핑거에 갔을 때는 입사하고 그다음 해에 간, 첫 해외 출장이었거든요. 45일 일정이었어요. 필름 통을 갈아가면서 촬영했었는데 36컷 슬라이드 필름 100통을 가져갔습니다.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첫 번째로 꼽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강원 혹은 동트는 강원의 의미를 짚어준다면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겨울이면 강원 주민이 되거든요. 3~4개월을 거의 주말마다 대관령으로 오니까요. 2년 전부터는 시즌 방이라고 일정 기간 대여하는 공간을 마련합니다. 해외 일정이나 일만 잡히지 않으면 꼭 오죠. 그래서 동트는 강원에서 의뢰가 오면 더 좋습니다. 일도 하고 좋아하는 스키도 맘껏 타니까요.
사실, 어느 곳이나 다니지만 강원이 특별한 이유 중의 하나가 동트는 강원 잡지와의 인연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특집으로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소개하는 칼럼을 요청받고 처음으로 글을 써봤습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산으로만 다니다가 스토리가 있는 옛길을 찾아다니면서 글로 의미를 부여하는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고, 이 일이 시야를 확 넓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직업적으로 분야도 확장하게 되었지만, 이야기를 담은 앵글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죠.
아마도 평생 찾아올 곳, 그곳이 대관령이지 싶습니다.

글 : 조은노
사진 : 주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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