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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 運炭高道.   
어쩐지, 한 번쯤 들어 봄 직한 단어인가요?
‘석탄을 운반하는 높은 길’을 뜻해요.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정선군, 태백시, 삼척시 일대의 트레일 코스 프로그램 이름으로 ‘운탄고도 1330’ 붙여 브랜드를 만들어서 2021년에 9개 구간을 전격 개방했어요.
이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보이는 이정표가 있는데 운탄고도의 가장 높은 지점, 해발고도 1,330m에 위치한 만항재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국내에서 일반인이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최고 높은 곳이기도 하다더군요.
천연가스, 석유, 핵에너지와 같은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이 석탄을 대체하면서 국내 경제 발전의 견인차이자 난방의 주 에너지원이었던 석탄 수효가 급감하면서 폐광이 이어졌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석탄산업을 문화유산으로 남기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로 만들어진 길이에요.
이 브랜드 디자인 작업과 종합계획을 맡아 총괄한 이가 정원 디자이너 오경아 오가든스 대표에요. 스타필드 별마당 실내 정원과 옥상정원의 스타 가든, ‘스탈릿 성수’ 핫플까지 도심의 정원을 일구는 데 진심인 그와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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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삼척, 영월, 정선을 아우르는 운탄고도 곳곳의 디자인과 브랜드 운탄고도를 완성하기까지의 그의 작업 노트

Q. 하나. 어떻게 가든 디자이너가 되었나요?

운탄고도의 CI는 오경아 디자이너의 손 끝에서 나왔다

방송 작가로 16년 정도 하고 나서 다른 일을 찾다가 우연한 계기로 유학까지 가고, 디자인도 배우게 됐어요. 사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24시간 중에 태반을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구조거든요. 고질적인 근육통을 달고 살았죠. 온몸이 쑤시고 아프니까, 몸살 약으로 버티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러는 와중에 어쩌다 집에 작은 정원을 만들었어요. 땅도 파고 식물도 심어 보다 보니 근육을 써서 그랬는지, 방송 끝나고 귀가 하면은 가방을 들여놓지도 않은 채 마당에서, 해가 지고 어두워져서 작업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정원에서 머무는 일을 반복하다가 방송 일을 접고, 유학까지 한 거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정원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정원 설계 디자인을 한 거죠. 가든 디자이너란 결국, 정원을 만드는 밑그림을 완성하는 이거든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네요.


Q. 둘. 정원이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예요. 무엇 때문일까요?

굉장히 좋은 문화이기 때문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후대들도 살아야 할 이 지구, 땅을 보존하는 중요한 일이고, 또 사람에게 유익한 일이니까요. 아파트와 난 개발로 도심에서 숲들을 찾기 어려우니까 더 필요한 일이죠. 아마도 최근 몇 년 동안 정원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주거 공간에 식물을 두는 행위에 대한 이해가 필요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줄곧 해왔어요. 주거 공간 안에 식물이 유입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나거든요. 왜냐하면 물을 주면서 습도를 생각하게 되고, 선풍기라도 틀어서 바람을 불게 해주고,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주거 환경을 계속 변화를 주게 돼 있거든요. 햇볕 방향으로 놓거나 통풍을 위해 창문을 연다면 환경도 같이 덩달아 좋아지는 그런 문화가 정착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거고요.
저는 속초에 살고 있는데 사실 이곳은 주변이 그냥 자연이거든요. 20~30분 이내에 동해가 보이고, 설악산이 보이고, 바로 갈 수 있거든요. 도심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 이 정원 문화의 확산이 정말 필요한 일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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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그의 집과 그곳에서 열리는 정원학교


Q. 셋. 최근까지 정원 관련 도서를 계속 출간하는 이유일까요?

맞아요. 도서들을 계속 발간하고, 정원 탐방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해요.
정원 문화가 널리 널리 뻗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그림을 참 좋아해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그림으로 기록하게 됐는데 이게 참 재미있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쌓이다 보니 정원 설계에도, 디자인 작업으로도 활용하게 됐어요. 좋아하는 일이 더 좋은 일을 만들어냈어요. 아시다시피 운탄고도 브랜딩에도 크게 도움이 됐죠.


Q. 넷. 스타필드 스타 가든, 스탈릿 성수는 핫플이라고 불리는데요.

창원, 수원, 부천 옥길, 위례의 옥상 정원은 도심이지만, 숲속을 걷는 느낌을 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어요.
옥상정원이 가져오는 사회적 의미는 크게는 지구를 보전하는 지속가능성 추구에 있어요. 빌딩으로 도배되는 도심에서 자연의 영역을 조금이라도 만드는 거죠. 한 도시가 자정 기능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전체 4분의 1 정도의 녹지가 필요하거든요. 도심 속 자투리 같은 녹지지만 더 없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되는 거죠.

사실 옥상정원 조성과 유지는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적정량의 토양과 건물에 주는 하중, 뿌리로 인한 건물의 침식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정말 적지 않거든요. 그런데, 인공 토양이 이 문제를 해결했죠. 역설적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공토양이 정원 관리를 쉽게 하면서도, 도시 생태계 보전에도 이바지하는 거죠.
버려진 공간으로 여겨지던 옥상을 휴식 공간이자 생명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대기오염이 극심한 도심의 자정 기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여름에는 열섬 현상도 완화해, 한마디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은 셈이에요. 이런 공간이 세계로 확산하면 지구의 다음 세대는 조금 더 안전할 수 있겠죠.


작게는 지역사회 기반 시설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휴식·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스타필드는 단순한 유통시설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도심 속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하는 기업의 상생 모델 중 하나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야 더 확산했으면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Q. 다섯. 강연회도, 정원 여행 프로그램도, 전시회도 진행 중이시던데요.

네. 다 정원을 위한 일이지요.
정원의 중요함을 알고, 가치를 공유해서 우리가 조금 더 따뜻하게, 후대에 덜 망가진 땅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도 그런 곳들이 많이 생겼죠. 강원도의 운탄고도처럼 관에서 추진한 순천만 국가정원, 개인의 철학으로 완성한 외도 보타니아 같은 정원 섬의 존재 이유, 그네들의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의미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기고 싶어 하다 보니 점점 더 일이 커졌네요.
책이야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여행 프로그램은 사회현상과 관계가 있어요. 오래전부터 생각은 있었어도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인데 마침 기업의 제안을 받은 거죠.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정원 사업이 가져온 경제 낙수 효과랄까요. 강연도 마찬가지고요.
아무튼, 힘닿는 데까지 정원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글 : 조은노
사진 자료 제공 : 오가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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