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프롤로그: 전통주 모월, 술의 근본 「쌀과 물」을 지키는 우리 술을 만들다!
소주(燒酒)는 본디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그 소주가 아니라죠?
현대인에게는 그저 에탄올을 물에 희석하여 우리네가 일상으로 마시는 저렴한 술을 일컬음이지만, 사실 곡류를 발효시킨 증류주의 한 종류인 한국 전통술의 이름 중 하나였데요.
그런데 이 '진짜 소주' 를 만들기 위해 인생 궤도를 바꾼 이가 있습니다.
박재범의 소주로 알려진 원소주 클래식을 같이 제조한 모월 김원호 대표 이야기예요.
“술의 역사는 인류 문화의 시작과 궤를 같이하잖아요? 고대부터 과실이나 곡물을 원료로 술을 빚었으니까요. 이것을 다시 증류하여 만든 소주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진보한 후대의 산물이지요. 증류법은 중세기 페르시아에서 발달해 아라비아에서 원나라, 만주를 거쳐 전해진 걸로 알려졌죠. 고려시대 때 몽골을 통해 도입되어 조선시대에 크게 유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지금 같은 대중적인 희석식 소주는 1960년대 쌀 원료 주조가 금지되면서 대체된 겁니다. ”
그래서 모월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첨가물이 없이 '토토미(米)와 누룩, 물'로만 빚은 담금주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품은 술’을 만들고 싶다는 그.
브랜드에도 감성을 담았어요.
모월 인, 모월 로, 모월 연, 모월 청, 그리고 나랑.
몹시 곱고 낭만적이기까지 하지요?
김 대표는 말합니다. 전통주 장인에게 우리네 소주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어떻게, 무슨 사연으로, 원주에서 이 소주를 만들게 되었을까요?
시작이 참 궁금했습니다.
# 모월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아버지의 농사는 규모의 이익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협동조합 모월을 원주 판부면에 설립한 건 2014년.
올해로 꼭 10년째이지만 그의 농업 이력은 사실 더 오래라고 해요.
집안 농사를 어려서부터 도와서 농업경영체를 일찌거니 갖고 있었답니다.
“대학생일 때 자주 올 때는 주말마다 원주로 왔죠. 농번기, 수확기에는 정말 힘드니까요. 아버지가 논농사, 밭농사로 5남매를 이곳에서 키우셨거든요. 농사만으로는 감당을 못하시니 막노동도 하시고, 돈이 된다 싶은 일은 이것저것 하셨죠. 그런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회사 운영도 해보고 하니 자꾸 고민이 되더란 말이죠. 외국의 농업은 투자한 만큼 되돌아오고 부농도 많은 데 안 되는 이유가 뭐지? 왜지? 되묻고 하다가 가공업을 하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죠. ”
그는 서울에서 직장을 꽤 오래 다녔다고 해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회사였던 현대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서 2007년에 통신 분야로 창업합니다.
그때 벌어놓았던 자금을 모월에 다 투자했데요.
때때로 되돌아보면, 술을 정말 좋아해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그.
한때 통풍에 걸릴 정도였으니 제조로 관심이 넘어간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였을 뿐.
“첫 직장에서 장비 때문에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어요. 유럽에서 양조장 견학을 갔는데 흥미가 확 솟더라고요. 한창때는 기회만 있으면 찾아다녔을걸요? 유럽 양조장은 대부분 유구한 전통이 있어요. 유명한 증류주 공장(distillery, 증류주 공장)이 아니더라도, 증류소 어떤 곳을 가도 멋졌어요. 우리 소줏고리(소주를 내리는 데 쓰는 재래식 증류기)는 소주 한 방울 뚝뚝 떨어지는데 거기는 막 위스키가 수돗물 나오듯이 콸콸. 그때는 한번 가면 한두 달씩 외국에 체류하니까 거의 매일 저녁마다 1병씩 마셨습니다. 국내에는 그런 술들이 없었으니까요. 그때 반한 거죠. ”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더니.
옛 성현 공자의 가르침은 역시 시대를 초월하나 봅니다.
# 우리 쌀, 우리 토양을 지키고픈 마음에서 탄생한 소주 ‘모월’
국내 평균 곡물자급률은 22.2%.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19~2021년. 2023.7.3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2명 정도만 밥을 먹는 꼴이죠.
처음 시작은 분명 아버지의 쌀로 소득을 높이고자 한 것인데 전통주 제조를 위해서 농사를 지을수록 국내 농업 환경, 양곡 시장 시스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이 추세는 김 대표에게 시사점을 던졌습니다.
변화가 시작된 거죠.
술꾼이 조성한 양조장에서 내 땅, 내 농지를 지키는 주인장으로요.
우리 땅에서 생산한 쌀로, 오로지 쌀 100%로 만드는 전통주 장인이 됐습니다.
"전통 소주를 만드는 행위 그 자체가 바로 우리 땅을 지키며 토양을 보호하고 곡물 자급력을 높이는 일"이라는 그.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식량 생산의 자원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탠다는 거죠.
그래서 모월의 모든 술은 원주에서 생산하는 ‘토토미(米)’로만 오롯이 빚습니다.
여타의 첨가물도 없어요. 맑은 물과 그리고 누룩만을 사용합니다.
소비하는 쌀은 연간 30t 규모. 결과적으로 4년 동안 10배가 늘었다네요.
“효모는 상시 관리를 해야 해서 주말이고 밤이고 늘 여기에 있습니다. 가족들은 서울에 있는데 자주 못 가고 하니까 항상 미안하죠. 누룩의 발효 온도를 확인하거나 증류기를 밤새 돌리거나 개발도, 정리도 해야죠. 어쩔 수 없어요. 농사도, 유통망도 구축하고,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술만 잘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니에요. 양조장 운영이 참 쉽지 않습니다. 적자를 감당 못 해서 운영을 포기하려던 그때 딱, ‘이제 정말 그만해야지!’라고 결심했을 때, 모월 ‘인’이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판매에 활로가 생기고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죠. ”
우리 쌀을 포기하지 못했던 그의 노력이 보답받는 순간이었습니다. 모월 인의 시음을 권하며 머금은 김 대표의 미소에는 자부심이 묻어납니다.
“어떤가요? 향을 음미해 보세요. 누룩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지요? 우리는 초류와 후류를 과감히 버려요. 그래서 그래요. 목 넘김이 부드럽죠? ”
전통의 무게를 그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깨끗한 뒤끝과 은은한 향을 뿜어내기까지 꽤 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합니다. 동 증류기 상압 방식으로 증류하여 술 숙성 전용 용기에서 숙성하여, 판매로 이어집니다. 해외 양조장을 돌아다니며연구 끝에 완성한 양조시설은 대량 유통이 가능한 과학적인 시스템을 갖췄죠.
균주의 체계적인 관리, 동일한 발효 온도를 유지한다고 해요.
모월의 향은 원주를 담았습니다.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 마저도 치악산의 옛 이름으로 구전하는 ‘모월산’에서 가져왔죠.
젊은 세대들에게 맞는 과학적 방식으로 탄생한 전통주 ‘사람을 품은 술, 모월’.
그가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 원주쌀 토토미로 제조하는 ‘원소주’, 협업으로 이뤄내다
한국 전통 소주의 세계화를 표명한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를 들어보셨나요?
22년 출시 당시 GS25에 입고 후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젊은이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원소주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홍콩을 거쳐 올해는 일본으로도 진출했습니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나가고 있죠.
원주 토토미와 누룩, 누룩에서 채취한 효모로 만들어져 풍부한 아로마와 진한 풍미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원소주의 행보에 가장 큰 핵심은 국내에서 개발한 효모예요.
맞아요. 바로 이 효모 균주 개발에 김 대표가 함께했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한국 전통 소주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거죠.
‘한국 전통주의 세계화’를 꿈꾸는 청년들이 합심해 도원결의했달까요.
이 협업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시작했어요.
몇 년간 실패를 경험한 박재범 대표가 여러 루트를 거쳐 찾아왔고, 김 대표는 지난 10년간의 기술력을 기꺼이 지원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과 상업 균주를 만들기 위해 100번이 넘는 발효과정을 거쳤죠. 원소주 클래식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원스피릿과의 협업은 모월의 상품 가치를 몇 단계 끌어올렸고, ODM 협력사로 원소주 클래식을 납품,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었습니다.
또 그에게 확신도 줬죠.
내심 욕심냈지만, 마음속으로만 품었던, 세계 주류 시장의 전통주 진입에서 성공 가능성이 보였던 겁니다.
에필로그: ‘힙’하고 ‘핫’한 전통주 모월, 브랜드로 완성한다!
모월의 성장은 주목할 만합니다.
60L, 100L의 증류기에서 술이 내려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젊은 세대도 좋아하는 '힙'하고 '핫'한 전통주 브랜드를 알리기까지 꽤 고생했습니다.
증류식 소주와 약주.
모월의 기록을 훑으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업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장인(匠人)의 10년은 이렇게 흘렀습니다.
술을 좋아하다가 전통주 애호가를 자처하고, 이제는 전통주 제조 명인이 되어 한국 술의 근본인 '쌀과 물'의 지킴이를 선언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오늘도 그는 지역의 특성을 담은 강원 균주를 개발하기 위해 하루를 보냅니다.
그는 선언합니다.
'전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술 빚기에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정신을 담았음을 '
문의.
모월 양조장. 033-748-8008
https://www.mowall.co.kr.
고향사랑기부제
https://state.gwd.go.kr/portal/community/hometownlove
글·사진 : 조은노 강원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사진·영상 : 모월 홍보팀
'인터뷰 칼럼 - 에디터가 만난 이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악 전문 사진가, 주민욱 작가와의 이야기!! (0) | 2025.01.24 |
---|---|
스무 살 평창대관령음악제 성료, 양성원 예술 감독! (0) | 2023.08.09 |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이보은 감독 (0) | 2023.08.04 |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칠성조선소 최윤성 대표의 오래된 생각 (2) | 2023.02.06 |
자생식물의 보고, 22+1년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신창호 원장 (0) | 2022.11.16 |
- Total
- Today
- Yesterday
- 강원도
- 한국수영 #강원특별자치도청수영팀 #황선우 #김우민 #동트는강원 #이보은감독 #세계대회 #항저우아시안게임 #올림픽 #자유형평형수영
- 박종선
- 사북고한
- #원주한지 #동트는 강원 #김진희
- 모월
- 공룡좌
- 코로나19
- 동강사진상
- 사랑의불시착 #국제영화제 #방은진 #자산어보 # 평화 #평창 #평창 평화 국제영화제 #동트는 강원
- 원스피릿
- 목가구
- 평창대관령음악제 #양성원 #폐막 #개막 #음악제 #동트는강원 #강원특별자치도청 #예술감독 #평창 #클래식 #여름
- 확진자
- 원소주
- 산악 등반 # 주민욱 #동트는강원 #대관령 #히말라야 #산 #설악산 #스키 #사진 #용평 #등산
- 생활치료센터
- 가볼만한곳
- #청화랑 #김혜연 #동트는 강원 #그림
- 양양 #이승대 #서핑 #김나리 #서핑 #동해 #서프레스큐 #동해 #바다 #동트는강원
- 영화기생충
- 치료센터
- 동트는강원
- 원주
- 영월동강국제사진제
- 동트는강원 #강원도 #강원국제예술제 #강원키즈트리엔날레 #한젬마 #예술감독 #인터뷰 #연결 #자연 #커넥션 #그린 #어린이 #미술 #시각 #예술
- 동트는강원 #강원도 #속초 #조선소 #역사 #가볼한곳 #MUST #GO #전시 #공연 #사진 #맛집 #71년
- 동트는 강원
- 들꽃사진관
- 강원도립극단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