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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홍원기, 박상운, 토지문화재단 

2018년 10월 25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목련관실.

퓰리처상, 펜/포크너상을 수상한 유명 작가 '리처드 포드'  작가를 만났다.  그는 지난 10월 27일(토) 오후 4시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는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하기 위해 독립기념일이라는 책을 들고 생애 처음 한국을 찾았다.  아내 크리스티나 포드와 함께 간담회장에 입장한 그는 소장하고 있던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의 영어 번역본을 갖고서 취재진을 맞았다.


Q 미국적 리얼리즘의 정수를 표현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전형적인 미국인 작가라는 표현에 대해 어려움을 느낍니다. 어느 누구도 그런 표현에는 동의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미국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인종, 정치 등 다원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쓸 때에도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을 하고 싶습니다. 결국 다른 문화 속에서 살지만 서로 닮은, 공통성을 지닌 인류라는 것을 말이지요.

문학은 모든 것을 포함하면서 수용 가능하게 합니다. 책을 읽는 것은 그런 것이지요. 독자로서 타인과 대화를 나누고 제기된 의견을 나누고 몰랐던 것을 배우고 상상적 세계를 창조하는 정치적인 면을 보여주게 되는 거지요. 최소한 문학에서는 그런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책을 통해 타인과 대화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어떤 때는 반대 의견을 말하고 어떤 때는 몰랐던 것을 배우지요. 상상의 세계인 문학이 지니는 정치적인 면입니다.


Q 박경리문학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가요?

무엇보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어 매우 즐겁고 감사합니다. 이처럼 각 문화를 통해 상호 교류하는 행위 자체가 어쩌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제가 한국을 방문하고 또 한국어로 번역되어 읽혀지고 하는 이 모든 과정들이 문학이 이렇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 자체가 문학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또 문학인으로서, 굉장히 영광스러우면서도 나를 겸손하게 만듭니다.저 역시도 50여년 가까이 소설을 써왔지만 동시에 독자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상을 통해서 문학이 사람들에게 감명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 크리스티나와 함께 지난 여름 동안 읽은 특권이 주어졌던 박경리 선생의 위대한 소설 토지- 저희에게 Land로 알려진-가 선물이었던 것처럼, 소설가이지만 작품을 읽는 독자로서 감흥을 느끼고 문학이라는 틀에서 많은 세계인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Q 즐겨 쓰신 ‘레귤러’라는 단어가 보통의 삶을 의미한다면 중요하게 다룬 이유는요?

많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비영웅적인 사람들이지만 개개인의 삶을 돌아보면 영웅 못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보여 주려고 하는 낙관주의적인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 벽돌을 만드는 사람도 하나의 아티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그 열린 가능성이 제가 말하는 평범함의 의미입니다. 때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열린 가능성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뛰어난 작가가 되는 것이 돈이 많은 집에서 자라거나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거나 엄청난 아이큐를 갖고 태어나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비범한 것을 끌어내는 것이 바로 예술이지요. 저처럼 평범하게 태어나고 자란 한 작가가 이렇게 상을 받는 다는 것이 예술이 일으키는 기적의 한 표본일 수 있습니다.

Q 독자로서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가장 좋은 책을 꼽는 건 불가능합니다. 상대적 가치를 비교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예컨대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를 읽을 때 훌륭한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이탈리아에 있는 친구로부터 권유 받고 읽은 한국의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도 감명 받았지요. 주제는 다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을 느꼈습니다. 책을 통해서 일상에서 잘 경험할 수 없는 ‘견딜 수 없는 정도의 슬픔’, 대학살을 작품에서 읽게 되는 것은 일종의 ‘특권’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책을 읽음으로써 삶의 현실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학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이끌어갈 수 있는 걸 깨닫게 해주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자 방법이의 하나입니다. 모든 걸 수용할 수 있다는 개념에서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 조은노


*토지문화재단은 박경리문학상에 총 212명의 작가들이 예심 후보로 추천되어 인도의아미타브 고시(Amitav Ghosh)와 살만 루슈디(SalmanRushdie), 알바니아의 이스마엘 카다레(Ismail Kadare), 아일랜드의 존밴빌(John Banville) 작가를 포함 5인이 최종 후보로 올라왔으며 그 가운데 미국의 리처드 포드(Richard Ford)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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